OH HAN SOL  오한솔

PHOTOGRAPHER  /  DENTIST


Specialized in
Travel Photography
Night Photography
Cityscape

20대 중반 만 4년을 서울에서 생활했다. 바쁜 도시에서의 삶은 여유가 없고 지칠 때가 많았고, 카메라로 바라본 서울의 모습은 내 마음 속과 정반대되는 화려한 야경이 많았다. 지금은 가끔 찾게 된 서울, 그 모습은 예전에 내가 느끼던 서울의 모습과 달랐 다. 번잡한 배경 속에서도 정갈하고 절제된 삶을 찾을 수 있었다. 사진가인 나에게 있어 도시는 더욱 특별했는데, 차가운 밤공 기를 마시며 프레임 속에 그 모습을 표현하다 보면 사색에 잠길 때가 많았다.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나를 제외한 도시의 요소 들은 모두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.

단정함과 흐트러짐, 고정된 것과 움직이는 것, 빠른 것과 느린 것들의 대비와 조화. 도시에서 사람들 틈에 소란스럽게 살아간다 는 것은 번잡한 일이다. 하지만 어스름한 퇴근 시간 그 사이로 피어오르는 화려한 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. 도회지의 화려한 고 정상 속 분주히 움직이는 일상의 이동상, 이 둘의 조합으로 하여금 그 색이 승화되었다. 도시를 체계적으로 일관성 있게 드러내 기 위해 느린 셔터스피드를 사용했다. 흔히 도시 야경을 촬영하면 부족한 노출을 해결하고자, 차량의 궤적을 표현하고자 10초 이상의 시간동안 셔터를 누르곤 한다. 반면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시간의 양은 1초 내외이다. 사람의 눈이 깜빡이는 시간은 1/125초이다. 그보다 조금 느리게,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면 빠른 물체는 움직이고 정지해 있는 물체는 그대로 있을 것이다. 2차원의 예술인 사진에 ‘시간’의 요소를 입히며 복잡함 속 단정함, 무질서 속 질서를 표현하였다.

누구에게나 익숙한 풍경일 수 있음과 동시에 새롭게 발견한 장면이 될 수도 있는 곳. 누군가가 사진을 바라보았을 때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도록,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디테일을 극대화해 표현하였다. 사진에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색뿐만 아니라 그 순간을 꼭 선택해야만 했던 사진가의 생각이 같이 담긴다. 아마 5년 뒤, 10년 뒤 도시를 바라볼 때의 생각은 지금과 다를지 도 모른다. 도시에서 느낀 색을 포착하기 위하여 떠난 나의 여행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.